디지털 생활 & 디지털 권리
21세기에 디지털 권리를 인권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는 것은 정보 접근권, 사생활 보호권, 표현의 자유와 같은 기본적 인권에 접근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온전히 보호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제입니다. 북한에서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이 심각하게 제한되어 있으며, 전 세계 인터넷에 대한 접근은 거의 전무합니다.
“[북한에서는] 사람들의 가장 큰 목표가 살아남는 것입니다. 아마 김정은의 목표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보입니다. 김정은 체제 아래에서는 북한의 디지털 권리 발전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 박창식
2020년 DataReportal은 디지털 연결성을 평가했으며, 북한은 인구의 0%가 디지털 세계에 연결된 것으로 나타나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의 고립주의적 입장으로 인해 승인되지 않은 모든 외국 콘텐츠나 기술은 불법이며, 일반 주민이 접할 수 있는 정보와 뉴스는 검열된 일부에 불과합니다. 많은 주민들이 점차 정부의 제한을 우회하고 있지만, 북한에서 디지털 권리는 심각하고 의도적으로 제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한은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계속 국가에 의존하도록 만듭니다. 검열되지 않은 세계의 콘텐츠와 기술은 교육과 소통을 통해 정치적 역량을 키우고 김정은 정권에 맞선 혁명의 가능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디지털 권리를 허용하는 데 강하게 저항하며, 오히려 새로운 기술 발전을 감시와 통제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인권의 정의
디지털 미디어의 정의
디지털 미디어는 인터넷, 컴퓨터 네트워크 및 소프트웨어가 지원하는 모든 기계 판독 가능 형식을 통해 공유·생성·저장할 수 있는 모든 디지털화된 콘텐츠를 의미합니다(Logan, 2016). 디지털 미디어는 앞서 언급한 전통 미디어와 대비되는 동시에 전통 미디어가 발전한 형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전자책처럼 전통 미디어를 디지털화한 형태와 소셜 미디어 및 인스턴트 메시징처럼 완전히 새로운 형태를 모두 디지털 미디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에서 디지털 권리가 중요한 이유
“인터넷이 된다면 북한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 큰 혼란이 생기고,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이 바뀔 것입니다. 사람들은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모두가 변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 해외에 사는 북한 사람들은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 인터넷은 북한 주민의 탈북에 큰 역할을 합니다. 한 번이라도 인터넷을 사용하면 모든 것을 알게 됩니다.” – 김연리
북한의 디지털 미디어 접근, 이용 및 영향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의 디지털 환경은 빠르게 변화했습니다. 정부는 증가하는 재정적·정치적 압박에 대응하는 한편, 디지털 기술을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기술과 그에 따른 정보·연결성·외국 콘텐츠가 북한 주민들에게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습니다. 21세기 들어 북한의 디지털 기술 발전에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국내 인트라넷과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정도는 북한의 엄격한 계층 구분을 반영합니다. Kretchun et al. (2017)은 북한의 인터넷 접근을 일반 주민, 엘리트, 최상위 엘리트의 세 범주로 나눕니다. 대다수 일반 주민은 인트라넷이나 국가가 승인한 기술 및 미디어에 자유롭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없습니다. 엘리트 계층의 일부는 검열된 인트라넷에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주로 엘리트 학생, IT 종사자, 외국인과 거래하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인터넷 접근은 여전히 강하게 제한되고 감시됩니다. 최상위 엘리트는 인터넷에 완전하고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으며, 이들은 “열두 가구 또는 그 이상”으로 묘사될 정도로 극소수의 특권층입니다(Kretchun, Lee and Tuohy, 2017).
“저는 [인터넷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조차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지정된 장소에서 지정된 사람만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2016년이나 2017년에 MBC 기자가 북한의 부유한 가정 대부분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중간급 간부들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것 역시 말이 안 됩니다. 외국인들조차 아마 하루에 한 시간 정도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에 이 체제가 유지되는 한 [인터넷 사용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 박창식
2012년부터 2018년 사이 한국으로 탈북한 북한이탈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조사에서는 북한 내 디지털 기술 이용에 관한 흥미로운 자료가 나타났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46%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탈북할 수 있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휴대전화 소지와 같은 불법 행위를 감수할 가능성과 이를 위한 수단을 갖췄을 가능성이 높으며, 탈북자 중 많은 수가 휴대전화 밀수와 사용이 상대적으로 쉬운 북중 국경 지역에 거주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개발은행과 같이 북한 전체 인구를 보다 대표하는 다른 조사에서는 북한 주민의 휴대전화 보유율을 약 18%로 보고합니다. 또한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유하지 않은 응답자 중 20% 이상도 대여하거나 일회성 사용료를 지불해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강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북한 주민이 휴대전화 네트워크에 접근하고 있으며, 기술을 활용해 삶의 여러 영역을 스스로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존재함을 시사합니다.
사생활 보호권과 정부의 디지털 권리 침해
서구 사회에서는 흔히 디지털 권리를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하는 권리로 생각합니다. 미디어와 문화의 측면에서는 뉴스, 소셜 미디어, 영화, 텔레비전 등 다양한 정보와 오락 매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전제합니다. 그러나 디지털 인권의 중요한 측면 중 하나가 사생활 보호권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특히 디지털 권리와 관련하여 사생활 보호권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북한 해커들은 국제사회에서 심각한 위협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북한은 정보를 수집하고 거액의 자금을 탈취하기 위해 정부, 민간 기업 및 NGO를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 왔습니다. 또한 이러한 IT 지식을 자국민을 감시하는 데에도 활용합니다.
정부는 외국 문화와 뉴스에 대한 접근을 최대한 통제하고 제한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이는 디지털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주민들이 최고지도자 김정은에게 갖는 믿음과 신뢰입니다. 정부의 강력한 선전으로 인해 주민들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도 지도자에게 충성을 유지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외국 문화를 접하고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문을 갖게 된다면 전체 체제가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아마 디지털 기술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의 아버지 김정일은 당시에는 아날로그 기술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를 잘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북한에서 디지털 기술의 이용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 박창식
이 때문에 정부는 외국 콘텐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북한의 기술 기기에서 각 기기 소유자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운영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Red Star OS는 Mac OS를 기반으로 북한에서 제작된 운영체제로,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 많은 기기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 주민들은 불법 외국산 기기를 소유하는 위험을 감수하거나 합법적인 북한산 기기를 사용하면서 사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선택에 놓입니다. 정부는 Red Star OS를 통해 연결된 기기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북한 주민들은 USB와 SD 카드를 통해 외국 콘텐츠를 시청합니다. Red Star 기기를 사용한다면 정부가 이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USB와 SD 카드가 이전에 연결되었던 다른 기기들도 추적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의 변화
북한 주민이 외국 미디어를 시청하는 것은 항상 불법이었지만, 과거에는 오늘날처럼 심각한 처벌 대상으로 여겨지지는 않았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외국 미디어를 소지하거나 접했다는 이유로 처형된 사례가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Uni Medi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의 71.5%가 김정은 집권 이후 외국 미디어에 접근하는 것이 더 위험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정일 집권 당시에도 외국 콘텐츠는 금지되어 있었지만 처벌은 지금만큼 가혹하지 않았습니다.
“2009년 김정은이 아직 후계자였을 때, 당시에는 ‘청년대장’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는데, 연설에서 외부 정보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승인하지 않은 미디어를 시청하고 공유하는 행위’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사람들은 김정은이 후계자가 되면 외부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 큰 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그가 후계자가 된 이후 사람들은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 박창식
김정은 집권 이후 학교와 사무실 같은 공공장소뿐 아니라 주민들의 가정에서도 단속이 훨씬 더 자주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단속은 불법 외국 콘텐츠가 담긴 USB, SD 카드, DVD 등을 찾기 위해 실시됩니다. 정부는 주민들이 불법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압박하며, 이를 소지한 채 적발되고 뇌물을 줄 수 없다면 심각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CD로 무언가를 봤는데 재미있어서 친구에게 추천했습니다. 친구가 집에서 그것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검열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CD가 누구 것인지 물었고, 그렇게 해서 친구의 가족과 저희 가족까지 모두 적발되었습니다.” – 김보람
북한의 디지털 생활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완전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의 강력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북한 주민들이 여전히 휴대전화와 노트북, 외국 미디어 콘텐츠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외국 콘텐츠는 북한 문화 속으로 유입되어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 노래를 듣는 것과 같은 단순한 행위만으로도 수감이나 사형과 같은 극도로 가혹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처벌과 정보 접근의 제한, 지속적인 사생활 침해는 인권 침해로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외국 문화의 확산을 막고 주민들의 디지털 생활을 제한하려는 이유는 디지털 권리가 정권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성통만사는 국제사회, 활동가 및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북한의 인권 침해와 관련된 디지털 권리 문제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것을 촉구합니다. 북한 주민의 디지털 권리에 가해지는 제한은 북한이 오늘날까지도 폐쇄적인 상태로 남아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며, 디지털 접근은 북한이 세계에 문을 여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